포르노는 야하다. 고깃덩이와 고깃덩이의 만남이 뭐 그리 대단할까 싶지만, 포르노를 보면 말초신경부터 빳빳하게 상기되는 느낌을 받게되곤 한다. 그리고 이 영화, Zack and Miri Make a Porno(국내 개봉은 예정에도 없기때문에 불가피하게 원제)는 비교적 자극적인 타이틀에 비해, 내용은 지극히 건전하다. 물론 몇몇 표현은 유교노예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불편한 분들도 있겠지만, 내가 보기엔 순전히 극적 장치일뿐, 케빈 스미스 감독의 유머와 사랑이 담겨져 있다.

Zack and Miri Make a Porno

어린시절부터 함께 지내온 잭과 미리는, 이성이지만 서로간에 화학작용이 전혀 없었다. 룸메이트인 둘은 파산직전의 상황에, 잭과 미리는 아마추어 포르노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주변의 지인들을 촬영 스태프로 모으고 배우들을 오디션으로 모집하며, 말미암아 잭과 미리 본인들도 직접 출연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포르노를 만들어가며, 잭과 미리 둘이 합방할 날이 다가올수록 묘한 불꽃이 튀기 시작한다.

Zack and Miri Make a Porno

주인공 세스 로건, 엘리자베스 뱅크스 그리고 감독 케빈 스미스

잭과 미리가 제작하는 포르노의 테마는 다름아닌, 애널섹스다. 그렇다고해서 노골적으로 포르노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지 않고, 코믹함의 소재로 적절히 사용되고 있다. (예상 되었던 변과 관련된 씬이 하나 있는데, 개인에 따라서 웃길수도, 불쾌할 수도 있다) 스튜디오를 어렵게 구해, Star Whores[각주:1]라는 기막힌 제목으로 코스튬까지 준비하지만, 사기를 당해 몽땅 말아먹게 된다. 하지만 임기응변으로 잭은 무산 직전의 포르노 제작을, 자신이 일하는 까페에서 재개하기로 한다. 영업시간이 끝난 뒤, 문을 걸어잠그고 열심히 살색 동영상을 찍기 시작한다.

Zack and Miri Make a Porno

카메오 출연한 저스틴롱과 슈퍼맨 브랜든 라우스. 둘은 이름을 바꿔 게이커플로 등장한다. 잭과 미리가 포르노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계기를 제공한다


오랜 세월을 같이 보내왔지만, 잭과 미리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둘이 거사를 치르게 될 날이 다가올수록 서로에 대한 묘한 느낌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마치 남자친구가 된 것처럼 잭은 미리에게 다른 상대와는 찍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미리는 오기가 발동하는지 다른 남자배우와도 자겠다고 한다. 그리고 잭과 미리가 섹스하는 순간은, 영화에서 가장 따뜻한 장면이다. (반대로 포르노의 관점에선 최악이다) 그리고 마침내 섹스가 끝난 뒤, 드디어 그 둘은 어색하면서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포르노, 즉 섹스가 바로 잭과 미리의 애정을 확인하게 해주는 매개체다. 몇가지 오해와 시간의 흐름이 둘의 관계를 방해하는 것은, 통속적이고 뻔하지만 여전히 영화에서는 통한다.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지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되는, 로맨틱 코메디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다. 그런 통속적인 면이 있기에 이 영화가 사랑스럽고, 반대로 포르노라는 소재가 있기에 통속적이지가 않다. 로맨스에 포르노를 대입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 Zack and Miri Make a Porno 에서 잭과 미리가 만든 포르노는 순도 100%의 사랑이다. 섹스는 바로 사랑의 결과물이다. 그래서 잭과 미리가 만든 포르노는 아름답고 따뜻하다.

Zack and Miri Make a PornoZack and Miri Make a PornoZack and Miri Make a Porno

  1. Star Whores는 영화 Star Wars의 패러디. Whore은 매춘부를 뜻한다. [본문으로]
저작자 표시

Trackbas address :: http://www.level18.net/trackback/65 관련글 쓰기

  1. Commented by mizrahi at 2009/08/27 03:53

    혼을 쏙 빼놓는 글솜씨.
    슬쩍 안부만 전하고 가려다가..발목잡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