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로 쌀쌀한 날씨속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야외 상영장은 인파로 붐볐으며 영화제 기간, 특히 장르적 특성때문인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입구에는 극도로 무섭다는 이 영화에 대한 경고문이 붙여져 있을정도로 이미 이 영화에 대한 입소문은 상당했다. 메이트의 오픈 콘서트로 상영장의 공기는 한껏 상기되었고 곧바로 상영에 들어갔다. 그리고 영화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요트경기장은 수천명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Paranormal Activity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10년전 블레어 윗치처럼 가짜 다큐멘터리다. 나름 단란한 동거생활을 즐기는 미카와 케이티 커플에게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고 있다. 영화의 구조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야간촬영과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며 점점 불안감에 휩싸이는 낮으로 구성되어있다. 미카는 자신의 커플이 겪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일들을 해결하고자 카메라를 이용하지만 결국은 관객을 지옥으로 끌고가는 편도티켓이 되어 돌아온다.

영화의 초반 30분은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다. 입구에 붙어 있던 경고문이 무색할 정도로 호러 장치라곤 조금씩 움직이는 침실의 문이나 소음이 전부다. 기껏 이정도로 날 무섭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건가? 이런 류의 영화를 조금이라도 봐왔다면 100% 예상 가능한 장치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처음에는 별로 무섭지 않다. 그런데 문이 저절로 움직인다거나 약간 소름끼치는 소음의 강도가 점차 커지고 빈도수가 높아지기 시작한다. 'NIGHT #숫자' 형식의 캡션이 찍히는 야간 촬영씬이 반복될 수록 관객들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온다. 적어도 숫자가 한자릿수일 때는 웃음소리도 섞였지만 말이다.

오히려 지루한 30분이 영화의 몰입을 도모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늦추도록 하며 간간히 나오는 영화적 유머도 꽤 봐줄만하다. 눈에 보이는 호러장치는 점점 익숙해지며 영화의 중반을 넘어가면 더 이상 돌아갈 방법도 없어진다. 침실에 고정된 카메라에 비치는 영상은 점진적으로 관객의 숨통을 조여오고 말미에 가서는 모든 호러 장치가 필살기처럼 몰아쳐 온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상영장에 울린 비명소리들은 이제껏 호러 영화를 보며 극장에서 들어온 비명소리와는 근본적으로 질이 달랐다. 나를 포함한 관객들 대부분이 진심으로 놀라고 무서운 감정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날 믿으쇼. 예고편에 등장한 이유없이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이불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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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acked from 보편적인 블로그 at 2009/11/29 12:14  삭제

    Subject: 당신이 잠든 사이에.. - 파라노말 액티비티

    파라노말 액티비티, 제목을 직역하면 초자연적인 활동이다. 영화는, 집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일에 대해서 진행된다. '블레어 위치'와 같이 주인공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또는 설치하고 찍어가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진행된다. 이런 영화의 방식은 블레어 위치를 제외하더라도 '클로버 필드', 'REC' 등 최근 들어 많이 쓰이고 있는 촬영방식이다. 공포영화에서는 극히 시야를 제한시켜버리므로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마.....

  1. Commented by 조성환 at 2010/02/11 12:30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근래 참 재밌게 본 영화입니다. 글 읽으면서 또 영화를 볼 때를 생각하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