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dback은 힘이 잔뜩 들어가 있고, Rock With U의 일렉트로닉은 섬세하다. 이국적인 사운드의 Rollercoaster는 매끄럽게 질주하지만 나머지 발라드와 R&B는 너무 눈치를 보며, 반응만을 살피고 있다. 채도를 낮추고 명암을 여기저기 분산시킨 무채색의 DISCIPLINE 앨범은 미래지향적인 동시에, 지향만을 추구한다. 점진적으로 움직이는 미래지향적 무빙워크위를 걸어간다. 반대로, 그 자리를 맴돌면서 말이다.
사운드는 종과 횡으로 빈틈없이 빼곡하게 정렬되어 있다. 무질서한 전자음은 정규분포곡선을 벗어 나지 않는다. 주기적인 괄약근 운동처럼 꾸준하고 예측 가능하다. Feedback은 정예부대의 모습이고, 게릴라 작전을 감행하는 Rock With U의 모습이 보인다. 백병전에 맞서듯, 통속적이고 단순함으로 무장한 LUV같은 댄스넘버가 포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예산이 턱없이 모자란 탓일까, 모든 병력은 초반에 승부를 보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가 해방하던 그 앨범1으로 착각할 수 도 있다. R&B의 속으로 적당히 삽입된 댄스비트가 넘실댄다. 그 비트는 소극적이어서 전투에 임할 자세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눈에 띄는 댄스넘버들에서 락비트까지 찾아볼 수 있지만, 발라드는 발라드이고 R&B는 R&B였다. 검은 라텍스를 입고서 팽팽하게 묶어 올린 머리칼을 찰랑거리는, 역동적인 안드로이드 쟈넷잭슨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것 같다.
잘 부르긴 한데, Feedback에 줘버린 힘을 너무 쉽게 빼버렸다. 그리고 응축되지 못하는 괄약근의 조임은 여기저기 분산된다. Greatest X는 수박형상의 초대형 앰프를 달고 있는 머라이어 캐리가 연상된다. 통속적인 코드의 반복은 충분히 감흥도 불러일으키고, 쟈넷의 가녀린 보이스와 제법 속궁합이 잘 맞지만 Discipline의 어둡고 동적으로 움직이는 톱니바퀴에 아귀가 들어 맞지 않는다. 발라드는 너무 평범하고, R&B는 뻔하다. 적절한 Interlude의 삽입은 매끄러운 흐름을 도모하지만, 앨범 쟈켓처럼 색깔이 빠져버린 무 비트의 연속은 지루하기만 하다.
발라드 앨범인지 댄스 앨범인지 갈팡질팡 하고 있다. 섹시하게 잘빠진 댄스 넘버들은 매력적이지만 나머지는 진부하다. 앨범전체의 축이 되는 그레이 스케일스러운 느낌은 어설픈 발라드넘버들의 공습에 그라데이션을 이루지 못하고, 윈도우95 시절의 256색 팔레트를 어설프게 따라하고 있다. 눈에 띄지도 않고, 뒷받침도 제대로 못해주는 발라드 넘버는 싹 갈아치우고, 본연의 댄스에 집중해야 할 듯하다. 요요현상으로 또 살이 찌기 전에 말이다.
- The Emancipation of Mimi (미미의 해방), 머라이어 캐리가 2005년 발표한 앨범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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